황린(黃燐) 감산, 표면처리 분야 “KO” 펀치

황린(黃燐) 감산, 표면처리 분야 “KO” 펀치: 2021.10.01 00:00 입력

중국, 70% 이상 감산으로 파장 커져가격 폭등한데다 원료 못 구해 절절매   <o:p></o:p>다양한 약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황린(黃燐)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감산에 돌입하면서 표면처리 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7월을 전후해 황린의 생산을 규제하면서 이미 가격이 폭등한 것은 물론 수급이 차단돼 관련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린 감산은 평균 생산량의 10~30%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9월 이후 평균 생산량의 70~90%를 감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표면처리 분야가 들썩이고 있다.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아노다이징 분야이다. 황린을 원료로 한 인산이 핵심 약품인 아노다이징의 경우 9월에 접어들면서 수급이 원활치 않아 일부 업체의 경우 라인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산의 경우 7월 이전까지만 해도 kg당 1,100원 선을 유지하던 가격이 8월에는 1,500원, 9월에 접어들면서는 4,000원대로 무려 400% 이상 폭등했다. 황린을 원료로 한 차아인산소다(Sodium Hypophosphite) 사정도 마찬가지다. 차아인산소다는 무전해도금 약품의 주원료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오르고 있어 어디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가격 인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른 단가를 주고서도 원하는 양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커졌다.   <o:p></o:p>황린 왜 감산했나   <o:p></o:p>황린의 주생산지는 중국의 윈난(雲南)성이다. 전 세계 생산의 45% 정도를 차지한다. 국내 언론이 밝힌 관련 정보에 따르면 윈난성 당국이 최근 에너지를 대량 사용하고 환경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들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생긴 사태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녹색·저탄소 구조전환을 전면 실현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거라고 분석되고 있다. 더욱 석탄 부족으로 전력 사정이 악화해 에너지 과소비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제제가 이어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화학공업, 석탄화학공업, 철강, 코크스, 건축자재, 비철금속 등 업종을 중심으로 효율이 낮고 낙후된 생산능력을 퇴출하고, 기업들의 친환경·저탄소 생산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전개하면서 감산에 나선 것으로 전하고 있다. 중국 현지 거주 기업인은 “사정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한 후 “9월 22일 저녁부터 전력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과거에도 정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광둥성의 경우 9월 16일부터 2일 조업 후 5일 조업 중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광둥(廣東)뿐만 아니라 장쑤(江蘇)성은 1,000개가 넘는 기업이 ‘2일 조업, 조업중지 2일’를 실시했다. “문제가 된 황린의 주 생산지 화공대성 윈난(云南)성은 황린 · 공업용 실리콘의 생산량을 90% 줄였다.”라고 전했다.   <o:p></o:p>황린의 용도   <o:p></o:p>황린은 기초 약품인 인산의 주원료이며, 무전해 도금 및 환원제, 촉매제의 원료로 한 차아인산소다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황린은 도금약품 원료 외에도 농약, 화학공업, 전기차 배터리 등 많은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중국은 황린의 세계 최대의 수출국으로 인 광석 채굴부터 기초, 정제 화학물질 생산까지를 일괄하며 시장을 장악해왔다. 이런 현실에 윈난성은 최근 탄소 중립과 환경보호를 이유로 대대적인 생산 제한조치를 치 함으로써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o:p></o:p>수급현황   <o:p></o:p>황린의 국내 수요는 대략 3천 톤인데 9월 말 현재 가격에 관계없이 시중에 재고가 바닥난 상태에 이르렀다. 이들 약품은 모두 3개의 수입업체를 통해 국내에 공급되어 왔는데 9월 수입량이 1천 톤 내외에 불과해 소요량의 3분의 1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가운데 70% 이상을 최대 사용업체인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남는 양이 표면처리 분야에 공급되면서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삼성전자에서 사용한 인산을 재정제한 재생 인산이 상당량 공급되면서 일부 업체가 숨통을 트고 있는데 상황이 악화되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크고 소요량이 많은 업체들의 경우 다국적 수입업체를 통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아직 물량 공급에는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소규모 기업의 경우 인산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o:p></o:p>아노다이징 분야 직격탄   <o:p></o:p>황린의 부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분야는 아노다이징 분야이다. 염료를 제외한 아노다이징 약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산이기 때문이다. 약품비의 50~70%를 인산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런데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바람에 원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이미 적자생산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노다이징 관련 약품 전문기업인 ㈜알맥스(대표이사 : 이상돌)를 통해 인산을 공급받아 온 아노다이징 전문 기업수는 대략 200개사. 월간 300톤 정도를 공급해오던 알맥스가 8월부터 100톤 수준을 공급하게 되면서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협력업체가 원하는 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나마 10월부터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업계 전체가 인산 파동에 전전긍긍하고 있다.“8월엔 kg당 1,500원이었다. 그러나 9월엔 4,000원으로 300% 인상됐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무역상들의 발주 가격이 이미 5,000원대를 넘고 있어 파동은 커질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아노다이징 업체들은 모두 적자로 사업을 할 수 없다.” 이상돌 대표이사의 전언이다.   <o:p></o:p>가동 축소하고 관련 물량 영업 중단   <o:p></o:p>통신 장비, 방산, 가전 분야 부품에 아노다이징 표면처리전문 기업인 새한금속(대표: 김근호)은 “9월 들어 인산은 가격 불문하고 구할 수 없다. 이미 재고가 바닥나 관련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백방으로 구해보지만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단축해야 할 판이다.”라고 심각한 상황을 전한다.건축자재 등에 아노다이징 전문기업인 성희테크(대표: 강성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침에 출근하면 인산에 매달린다. 약품 업체들을 상대로 사정해 보지만 길이 안 보인다. 오른 단가를 주고 약품을 구매하면 사업이 안 된다. 결과적으로 이미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재생 인산 전문기업인 ㈜한덕상사(대표이사: 한승훈)는 “9월까지 수급 상황은 큰 문제가 없다. 7월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대응을 해왔는데 문제는 kg당 800~900원 하던 것이 이제는 1,500~2,000원대로 올랐다. 걱정은 이제부터이다. 단가인상에도 불구하고 수급이 원활치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한덕은 월간 40~50톤 정도의 재생 인산으로 50여 개 아노다이징 업체에 공급해오고 있다.   <o:p></o:p>무전해 도금약품 업체들도 먹구름   <o:p></o:p>무전해 도금약품 전문기업 ㈜써켐의 이계열 회장은 “약품 가격이 폭등했다. 문제는 가격 불문하고 어디서도 공급받을 수 없을 정도로 씨가 말랐다. 규모가 큰 약품 업체들의 경우 월간 100톤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도 보유한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원료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국내외의 유통망을 통해 구해보고 있지만 길이 안 보인다.”라고 상황을 알렸다.또 ㈜이씨텍의 한재호 대표이사는 “장기 계약을 통해 공급받고 있어 아직까지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3천 원대이던 단가가 두 달 만에 4,500원으로 인상됐다. 다음 달에는 얼마나 오를지, 과연 정상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업계의 무전해 도금 약품의 공급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황린의 최대 수요업체인 ㈜엠케이엠엔텍의 권혁석 대표이사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생산이 규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과 장기 계약을 통해 원료를 수급해왔기 때문에 아직은 어려움이 없다. 평균 4~5개월 정도의 재고를 유지해왔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4~5명의 구매전담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o:p></o:p>